인연(아마도 원피스 완결 이후 시점 )
미캉
25-04-11 23:11
6
루피가 해적왕이 된 이래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쉴 새 없이 변하는 정세에도 코비와 미캉의 사랑은 한결 같았다.
과거의 언젠가 코비가 미캉의 왼손 약지에 직접 끼워준 이래로 자리를 옮긴 적이 없는 은색의 실반지는 여전히 그곳에 머물러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코비와 미캉은 얼마 전에 결혼식이라는 행사를 치렀기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코비가 길지 않은 항해를 마치고 해군본부로 돌아오는 날.
미캉은 열심히 논문을 보면서도 시선은 전보벌레가 차지하고 있다.
부르부르부르
전보벌레가 울릴 때마다 재빨리 받고선 제 낭군이 아님에 약간 실망하는 미캉의 모습에 상대방이 너무하다며 장난치기도 여러 번.
무심결에 다시 받은 전보벌레 수화기 안에선 그토록 기다리던 코비의 목소리가 들린다.
"미캉 씨!"
"코비! 지금 도착한 거야? 나 곧 나갈게!""
"자, 잠깐만요! 혹시, 미캉 씨...갓난아이도 돌본 적 있나요?"
음? 갓난아기?
* * *
코비의 마지막 말에 바삐 발걸음을 옮겨 코비의 곁으로 갔다.
평소라면 미캉을 안느라 두 팔이 비어 있을 테지만 지금은 담요로 감싼 동그란 것이 코비의 두 팔을 차지하고 있다.
미캉은 그것이 본능적으로 아까 코비가 얘기한 갓난아기임을 알아차렸다.
"무슨 일이야. 갓난아기라니...!"
"그게..."
코비의 얘기를 들어보니 해적 관련 신고로 정찰을 나간 섬에서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코비는 아기의 부모를 찾아주고 싶어 했지만 이미 마을은 황폐해진 후였기에, 그들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싶지 않아도 알 수밖에 없었다.
"그, 그게...그러니까..."
코비가 얼굴을 벌겋게 물들이며 우물쭈물하는 사이 헤르메포가 쑥 끼어들었다.
"여, 소장님!"
미캉에게 인사한 그는 선글라스를 벗어 코비의 품에 있는 아이에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잠시 칭얼거리던 아기가 까르륵 웃어 보였다.
미캉은 도대체 어떤 아기일까 궁금해 코비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꺄아-"
말랑말랑한 볼. 폐허에서 발견된 것치고 볼이 포동포동한 것을 보니 생각보다 영양상태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아주 여린 잎을 만지는 것보다 더 조심스럽게 아기의 볼을 쓰다듬으니 기분이 좋은지 아기가 해맑게 웃는다.
그 모습을 본 헤르메포가 너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엑. 저 녀석 코비가 만질 때만 안 울더니. 소장님한테도 그러네?"
"어머, 진짜?"
헤르메포 주위에 병사들도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봐선 정말로 그런 듯하다.
아기가 안아달라는 듯 두 손을 미캉을 향해 뻗자, 미캉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흔쾌히 자신의 두 팔로 아기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당황하지 않는 꽤 능숙한 솜씨였다.
'역시 미캉 씨는 갓난아기도 돌본 적이 있구나.'
언젠가 자신은 보육원에서 자라서 많은 동생들을 돌봐주었다던 미캉이 말이 생각나 코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이 아이...코비의 머리 색을 꼭 닮았네. 사랑스러워."
푸스스 웃으며 미캉은 아이에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혼잣말이 아니게 된 듯하다.
그 말을 들은 헤르메포는 잠시 시선을 피하고 헛기침을 했고, 미캉이 지목한 당사자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미캉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을 들었다 놨다 하는 건 꽤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그런 것 같지도 않은 것 같다.
"그, 그런가요..."
"응...?"
고개를 들어보니 코비의 얼굴이 상당히 붉게 물들어져 있다.
그제야 미캉은 자신의 혼잣말이 꽤 컸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미 늦은 것 같아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미캉이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었으니까.
이제 슬슬 미캉은 코비에게 본론을 말할 때가 왔다.
평소라면 해군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 아기를 잘 맡겼을텐데.
"근데, 보육원에 자리가 없대?"
"그,그게...없진 않지만..."
코비는 미캉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언젠가 미캉에게 결혼하자고 할 때만큼 긴장한 코비의 기척에 미캉은 고개를 들곤 괜찮다는 듯 눈에 호선을 그리며 자신의 남편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를 입양... 하고 싶어요. 미캉 씨. 왠지 눈이 떼어지지가 않아요. 이것도 뭔가의 인연같아서... 미캉 씨의 눈을 가득 닮은 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옆에서 지켜주고 싶습니다. 하지만...저만 좋다고 그럴 수 없으니까."
이미 코비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던 미캉은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름은 뭐로 할까?"
"네?"
"계속 우리 아기한테 '아가야' 그럴 순 없잖아."
"그, 그 말은... 허락해주시는 거죠! 그렇죠?"
흔쾌히 떨어진 허락에 기쁜 코비였지만, 평소와 달리 아기를 안고 있는 미캉을 조심스레 안았다.
그 모습을 전부 보고 있던 헤르메포는 선글라스를 치켜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직속 상사는 자신의 부인이 앞에 있으면 주위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어느새 히바리가 와서 같이 구경하고 있었는데도 반응이 없는 걸 보면 말이다.
히바리는 상체를 헤르메포쪽으로 기울이고 코비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두 분은 사이가 정말 좋아유. 그렇쥬?"
히바리의 말에 헤르메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 사이 뒤늦게 히바리를 발견한 코비와 미캉이 못 봐서 미안하다며 총총 발걸음을 옮긴다.
아기는 어느새 미캉의 품에 안겨 그녀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새근새근 잠을 청하고 있었다.
쉴 새 없이 변하는 정세에도 코비와 미캉의 사랑은 한결 같았다.
과거의 언젠가 코비가 미캉의 왼손 약지에 직접 끼워준 이래로 자리를 옮긴 적이 없는 은색의 실반지는 여전히 그곳에 머물러 빛을 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무도 그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코비와 미캉은 얼마 전에 결혼식이라는 행사를 치렀기에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코비가 길지 않은 항해를 마치고 해군본부로 돌아오는 날.
미캉은 열심히 논문을 보면서도 시선은 전보벌레가 차지하고 있다.
부르부르부르
전보벌레가 울릴 때마다 재빨리 받고선 제 낭군이 아님에 약간 실망하는 미캉의 모습에 상대방이 너무하다며 장난치기도 여러 번.
무심결에 다시 받은 전보벌레 수화기 안에선 그토록 기다리던 코비의 목소리가 들린다.
"미캉 씨!"
"코비! 지금 도착한 거야? 나 곧 나갈게!""
"자, 잠깐만요! 혹시, 미캉 씨...갓난아이도 돌본 적 있나요?"
음? 갓난아기?
* * *
코비의 마지막 말에 바삐 발걸음을 옮겨 코비의 곁으로 갔다.
평소라면 미캉을 안느라 두 팔이 비어 있을 테지만 지금은 담요로 감싼 동그란 것이 코비의 두 팔을 차지하고 있다.
미캉은 그것이 본능적으로 아까 코비가 얘기한 갓난아기임을 알아차렸다.
"무슨 일이야. 갓난아기라니...!"
"그게..."
코비의 얘기를 들어보니 해적 관련 신고로 정찰을 나간 섬에서 우연히 발견했다고 한다.
코비는 아기의 부모를 찾아주고 싶어 했지만 이미 마을은 황폐해진 후였기에, 그들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싶지 않아도 알 수밖에 없었다.
"그, 그게...그러니까..."
코비가 얼굴을 벌겋게 물들이며 우물쭈물하는 사이 헤르메포가 쑥 끼어들었다.
"여, 소장님!"
미캉에게 인사한 그는 선글라스를 벗어 코비의 품에 있는 아이에게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잠시 칭얼거리던 아기가 까르륵 웃어 보였다.
미캉은 도대체 어떤 아기일까 궁금해 코비 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꺄아-"
말랑말랑한 볼. 폐허에서 발견된 것치고 볼이 포동포동한 것을 보니 생각보다 영양상태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아주 여린 잎을 만지는 것보다 더 조심스럽게 아기의 볼을 쓰다듬으니 기분이 좋은지 아기가 해맑게 웃는다.
그 모습을 본 헤르메포가 너무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엑. 저 녀석 코비가 만질 때만 안 울더니. 소장님한테도 그러네?"
"어머, 진짜?"
헤르메포 주위에 병사들도 동의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봐선 정말로 그런 듯하다.
아기가 안아달라는 듯 두 손을 미캉을 향해 뻗자, 미캉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흔쾌히 자신의 두 팔로 아기를 조심스럽게 안았다.
당황하지 않는 꽤 능숙한 솜씨였다.
'역시 미캉 씨는 갓난아기도 돌본 적이 있구나.'
언젠가 자신은 보육원에서 자라서 많은 동생들을 돌봐주었다던 미캉이 말이 생각나 코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이 아이...코비의 머리 색을 꼭 닮았네. 사랑스러워."
푸스스 웃으며 미캉은 아이에게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혼잣말이 아니게 된 듯하다.
그 말을 들은 헤르메포는 잠시 시선을 피하고 헛기침을 했고, 미캉이 지목한 당사자는 얼굴이 새빨개져서 어쩔 줄 몰라 했다.
미캉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을 들었다 놨다 하는 건 꽤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보니 그런 것 같지도 않은 것 같다.
"그, 그런가요..."
"응...?"
고개를 들어보니 코비의 얼굴이 상당히 붉게 물들어져 있다.
그제야 미캉은 자신의 혼잣말이 꽤 컸다는 사실을 인지했지만 이미 늦은 것 같아 아무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미캉이 한 말은 전부 사실이었으니까.
이제 슬슬 미캉은 코비에게 본론을 말할 때가 왔다.
평소라면 해군에서 운영하는 보육원에 아기를 잘 맡겼을텐데.
"근데, 보육원에 자리가 없대?"
"그,그게...없진 않지만..."
코비는 미캉에게 한 발짝 다가갔다.
언젠가 미캉에게 결혼하자고 할 때만큼 긴장한 코비의 기척에 미캉은 고개를 들곤 괜찮다는 듯 눈에 호선을 그리며 자신의 남편을 바라보았다.
"이 아이를 입양... 하고 싶어요. 미캉 씨. 왠지 눈이 떼어지지가 않아요. 이것도 뭔가의 인연같아서... 미캉 씨의 눈을 가득 닮은 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며 옆에서 지켜주고 싶습니다. 하지만...저만 좋다고 그럴 수 없으니까."
이미 코비의 말에서 힌트를 얻었던 미캉은 예상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름은 뭐로 할까?"
"네?"
"계속 우리 아기한테 '아가야' 그럴 순 없잖아."
"그, 그 말은... 허락해주시는 거죠! 그렇죠?"
흔쾌히 떨어진 허락에 기쁜 코비였지만, 평소와 달리 아기를 안고 있는 미캉을 조심스레 안았다.
그 모습을 전부 보고 있던 헤르메포는 선글라스를 치켜올리며 한숨을 쉬었다.
자신의 직속 상사는 자신의 부인이 앞에 있으면 주위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어느새 히바리가 와서 같이 구경하고 있었는데도 반응이 없는 걸 보면 말이다.
히바리는 상체를 헤르메포쪽으로 기울이고 코비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속삭였다.
"두 분은 사이가 정말 좋아유. 그렇쥬?"
히바리의 말에 헤르메포는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 사이 뒤늦게 히바리를 발견한 코비와 미캉이 못 봐서 미안하다며 총총 발걸음을 옮긴다.
아기는 어느새 미캉의 품에 안겨 그녀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새근새근 잠을 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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