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석
미캉 25-04-11 23:13 5
요즘 미캉은 원석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원석이라면 비너스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에메랄드.

진한 녹색 빛을 띠고 있는 에메랄드는 다이아몬드와 비교하면 경도가 매우 약해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준보석이다.

게다가 에메랄드 특성 상 이물질이 많은 보석이라서 클린한 개체를 찾기 힘들다.

요즘에는 에메랄드의 대체 원석으로 차보라이트가 떠오르고 있음에도 미캉은 에메랄드를 고집했다.

그런 그녀 앞에 가장 찬란한 햇빛을 받는 페어컷 에메랄드가 전시대 위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와.... 예쁘다...!"



이곳은 도냐섬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보석박람회.

휘랑찬란한 다양한 보석들과 그것으로 만든 주얼리가 전시되고 판매되는 곳이다.

합성석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천연석의 내포물 덕분에 가지는 특유한 매력에 푹 빠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그곳에 미캉과 코비도 있었다.



"미캉 씨. 예전에도 보석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비교적 최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말과 함께 미캉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쑥쓰러워하며 옅게 붉어진 볼이 사랑스러워 코비는 그저 싱긋 웃었다.

미캉은 해군본부가 자랑하는 장성급 장교. 귀족만큼은 아니지만 취미로 즐기기에는 녹봉이 꽤 충분하지만 그래도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사실 코비도 에메랄드에 관심을 가지고 있긴 하다.

왜냐하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눈이 에메랄드를 닮았으니까.

하지만 미캉을 따라다니며 보는 보석들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미캉의 사랑스러움에 닿지는 않아 크게 마음에 동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것을 제 컬렉션에 들일까 고민하는 미캉의 얼굴은 여러번 봐도 질리지 않아서, 재미없을 텐데 같이 안 와도 괜찮다는 미캉의 만류에도 굳이 따라나선 그였다.

하지만 이쯤 되니 슬슬 궁금해진 코비였다.




"그런데 왜 좋아해요? 특히 에메랄드요. 미캉 씨라면 광물의 하나로 볼 줄 알았는데..."




에메랄드를 보고 있던 미캉이 멈칫하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옅게 붉어진 볼에 좀 더 열이 오른 것 같은 느낌은 드는 건 착각이 아니었다.




"그게..."




말을 할지 말지 고민하는 듯 미캉의 눈동자가 한 바퀴 굴러갔다.

하지만 이내 입을 열어 코비의 궁금증에 대한 답을 들려주었다.




"5월 탄생석이 에메랄드라서."




5월이면 코비의 생일이 있는 달이다.




"그래서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조금 진심이 되어버려서..."




자신이 말하면서도 부끄러운지 미캉은 검지로 볼을 긁적였다.




"그, 그러셨군요...!"

"응..."




궁금증을 해소하고 나니 기분 좋은 쑥스러움이 몰려왔다.

자신을 생각하며 들인 취미라니.

아마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능력자가 있다면 미캉이 귀여워서 어찌 할 수 없는 코비의 마음에 기겁했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마음을 정제하고 내보낸 코비의 말에 미캉은 미소 지을 수밖에 없었다.




"기, 기뻐요. 미캉 씨. 그럼... 10월의 탄생석은 뭐예요? 여기에도 있나요?"




10월은 미캉의 생일인 달.

바람에 살랑거리는 코스모스처럼 고개 끄덕였다.

이윽고 그녀는 고비의 손을 잡고 예쁜 파이어가 가득한 오팔이 있던 쪽으로 걸어갔다.

행복한 발소리가 코비의 귀를 간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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